각기 다른 이유와 목적을 갖고 우리와 함께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정한 스킬을 배우고 싶어서, 스튜디오 분위기가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매력적이여서 등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서’ 이다.
대부분은 아티스트로 버틸 수 있는 재능과 인내심, 근성과 고집은 차치해 두고 일단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품고 시작한다. 창조적 창의적여 보이는 삶, 자유로운 마인드로 세상을 읽고 표현할 수 있는 달콤한 삶을 상상하는 그들의 그림은 오래지 않아 동강 동강 조각이 나고 만다. 현실 속 전업작가의 치열한 연명은 가상에 설계한 삶의 온도와 크게 달라 혼돈 스럽고 고통스러울 뿐이다.
그들의 상처를 바라보는 우리도 상처를 받는다.

우리 또한 끊임없이 사람을 찾는다. 안정적인 재정과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작가 스튜디오에서 사람을 찾을때도 역시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우선된다. 작가를 꿈꾸는 열정을 볼모로 한평생 노예부리듯 부리는 작가들도 있겠다마는, 우리는 예술이라는 삶의 곡선에 함께 올라 탈 동지작가를 모으고 키우고 유지하기 위함이 크다. 하지만… 첫술에 절대로 배부를 수 없고, 끊임없이 버티고 버터야 그나마 존재여부를 드러낼 수 있으며, 심신의 고단함을 수련으로 여기고 나아가야하는 작가의 현실이 드러나면 그들은 주춤하며 방향을 바꾼다.
예술의 고단함이 그들을 돌려세운다.

삶의 몫은 저마다 다르니 낚아챈 몫만큼 알아서들 살면 그만이다.
타인의 시점에서는 선으로 보이는 것이 나의 시점에서는 면으로 보일 수 있으니 모든 이유가 타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감히 한마디 하자면, 예술은 적당한 타협과 합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열 손가락이 다 따로따로 잡고 싶은게 있겠지만 결국은 열 손가락을 모아 가치있는 하나를 집어들 수 밖에 없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종국엔 예술 그것만 하나 집어들 수 밖에 없다.
돈도 잡고, 집도 잡고 화려한 무엇가도 잡고 싶다면 예술을 내려 놓으면 된다.

어정쩡 잡은 예술은 자기 작품을 표절하게 만든다.
이것이 인생이고 이치이다.

 

The Road to Tarascon (sketch and study)1888 by Vincent van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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